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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난민 위기를 통해 얻는 경제적 이익

※난민인권센터에서는 해외 각지에서 전해오는 난민들의 삶과 이를 둘러싼 지역사회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난민 위기를 통해 얻는 경제적 이익

BBC, 2016년 1월 31일 기사




A family sits beneath a tree in front of an air dome currently serving as a refugee accommodation in Taufkirchen, Germany, 05 August 2015.

              [사진1] 지난 해 기록적인 백십만 명의 난민들이 독일에 망명을 신청했다. 정치가들이 난민 유입 문제에 대한 최선책이              무엇인지 언쟁하는 동안 한 편에서는 이를 통해 수익을 얻고 있었다.



라파엘 호크(Raphael Hock)는 삶에 있어 낙관주의자다. 그럴 만한 것이 이제 22세로 건강하고 유능하며 2개 국어를 구사하고 스마트 카를 몰며 이제 막 알프스에서 스키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수백억 유로에 달하는 가업의 후계자이기 때문이다.

 

호크는 나를 자신의 차에 태우고 뮌헨 서쪽 자락에 위치한 그루엔발드(Gruenwald) 지역의 자작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흰 색의 저택들을 지나고 있다. 우리는 지구 상에서 가장 번성한 도시 중 하나인 이 곳의 가장 번성한 지역에 있다. 수영장과 바비큐 데크들을 갖춘 이 저택들은 유명 제조업체 사장들이나 바이에른 뮌헨 축구팀 선수들이 주인이다.



 


그러나 이 지역 조차도 이제 막 도착한 수 십만 명의 무일푼 난민들 중 일부를 수용해야만 했다. 우리는 막 소위 케어 돔(care dome)이라고 불리우는 곳에 다녀왔다. 이는 이 지역 부근에 호크의 회사가 소유한 15개의 시설 중 하나로 지방 정부에 임대했다. 확장이 가능한 넓은 홀로 올림픽 수영장만하고 현재 중동과 남유럽을 거쳐 들어온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그리고 서아프리카 난민 300명을 수용하고 있다. 그들은 무료로 2층 침대가 있는 따뜻한 방에서 기거하며 하루에 세 끼 식사를 하고 탁구를 치고 용돈을 받으며 망명 신청에 대한 소식을 기다린다.

 

이제 짐작했겠지만 호크는 자선 사업가가 아니다. 그와 비슷한 다른 기업가들과 함께 그는 독일 신문들이 난민 산업이라고 일컫는 실체의 일부분이다. 이 전에 그는 스포츠 클럽들에게 숙소를 제공했었지만 서둘러 방향을 바꿨고 그 덕을 보고 있다. 그는 2년 내에 회사 연간 매출이 3 7백만 유로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호크처럼 독일 정부도 기회주의자다. 그들은 시장의 틈새를 발견했고 그 틈을 이용하기로 했다.

 

나는 10년 전 구동독에 위치한 비텐베르그(Wittenberg)의 한 양로원의 소박한 휴게실에서 90세의 할머니가 친구들의 늙음과 죽음에 대한 아주 슬픈 노래를 부르고 있던 것이 생각났다. 당시 나는 독일이 인구 시한 폭탄이라고 부르던 것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었다. 정치인들에게 독일의 인구 노령화와 급격한 출산율 저하 그리고 그에 따라 나라를 지탱해 나갈 젊은 납세자들이 줄어드는 암울한 미래에 대해 물어보았었다.

 

당시 독일 경제는 통일의 후유증으로 여전히 고전하고 있었고 실업률도 7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었다. 아마 그 때 이에 대한 해결책이 대량의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제안했다면  도대체 누가 여기에 오고 싶어할 것인가라며 비웃음을 샀을 것이다.

 

시도를 안 한 것은 아니지만 나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만나 본 적은 없다. 그러나 그녀에 대한 나의 인상은 이타적인 자선 행위의 성향을 가진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마도 메르켈 총리는 머지 않아 백 만의 신규 이민자들로부터 창출된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추가 수요로 독일 경제가 최대 2%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을 들었으리라 생각한다. 또 장기로는 젊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단 교육과 훈련을 받고 독일어를 익히게 되면 국가 경제의 구원자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들었을 것이다.

 

Bunk beds in the inflatable dome in Munich


베를린의 브란덴부르그 문 근처에 있는 한 씽크탱크의 안락한 사무실에서 휴고 보스 정장을 한 남자는 내게 난민의 유입을 반대할 정치적인 논쟁점은 있지만 재정적인 면에서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사업 기회를 잘 포착하는 독일의 유력 태블로이드 매체들이 난민 프로젝트를 지지한다거나 쾰른 지역 경찰이 새해 전 날 군중 속에서 발생한 악명 높은 폭행 사건으로 인해 비난 받은 망명 신청자들을 받아들이기 꺼려한다는 사실에 놀랄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수 백만의 독일인들이 절박한 이들에게 그들의 조국이 인도적인 목적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도와주는 호의와 관대함을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 내가 만난 사람들 중에는 노숙자인 시리아인들을 매일 저녁 자신의 소파에 재우는 여성도 있었고 사하라 사막 남쪽에 위치한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온 난민들에게 독일어 문법을 일주일에 6일씩 가르치는 퇴직 교사도 있었다.

 

Welcome sign at the dome in Munich


어쩌면 그들과 라파엘 호크, 그리고 호크가 정부에 난민 숙소를 팔아 버는 수백만 유로 사이에는 깊은 간극이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그가 직접 케어 돔의 회색 복도에 스텐실로 꽃을 그려 넣었다는 것을, 그의 여자 친구가 코소보 출신 무슬림이라는 것을, 두 명의 아프간 난민이 스파게티에 질렸다는 불만에 식사 공급 업체를 바꾸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을 듣기 전에 이미 그에게 호감을 가졌었다. 호크는 독일에 난민들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난민에 대한 처우를 통해 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일생 일대의 기회라고 내게 얘기했다.

 

낙관적이고 부유한 라파엘 호크가 현대 독일의 강철 같은 실용주의나 가슴 따뜻한 인간애를 가장 잘 요약해 보여주는지는 모르겠지만 거의 하룻밤 사이에 백만의 이방인들에게 그 문을 개방한 독일에 이 두 가지 요소가 모두 건강하게 존재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원문기사: http://www.bbc.com/news/magazine-35441465


번역: 전지원 (난민인권센터 통번역 자원활동가)

감수: 장유진 (난민인권센터 통번역 자원활동가)